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군대가기싫다2

rotc를 포기한건, 시간문제, 성향문제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나태해질 것같았기 때문이다.
나는 나라에 대한 자긍심도 그리 없고, 병사는 총알받이라는 것을 알고난 뒤부터는 더 그랬다. 그래도 rotc를 지원했던 건, 좀 더 편한 숙소에서 돈을 더 많이 받으면서 군생활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. 단지 병사보다는 나아보였기 때문에..
그러고 1년정도 후보생생활을 하면서 학업과 훈련을 병행했다. 훈련이 거듭될수록, 장교라는 위치가 내 생각보다 많은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리라는 것을 알게되었다. 동시에, 장교생활을 한다면 사회에 나가기 전 많은 것을 준비하고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. 하지만 곧 후자의 생각은 내 선택을 합리화하는 것에 불과했단 것을 알게되었다. 사실 친구덕분에 합리화에서 벗어나 rotc를 포기할 수 있게되었다ㅋㅋ 아마 그 친구가 아니었다면 지금 장교로 군생활을 하고있었을지도 모른다.
내가 나태해질까봐 rotc를 포기했다고 한 건, 장교로써 해야할 일은 많았고 나는 거기에 관심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.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면서 인정을 받으면, '그래도 내가 잘 살고있구나'하는 착각에 빠질 것같았다. 사실 후보생으로 훈련을 받을 때에도 이 착각에 잠시 빠져있었던 것같다. 그래서 재빨리 포기를 한거고.
이런 착각에 빠져 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데 시간을 덜 쓸것이고, 나태해질 것같다. 그리고 열심히 살았는데 왜 행복하지가 않냐며 세상에 불평할 것같다. 이건 아닌가?
두서없지만 지금 읽어보니 포기하길 정말 잘한 것같다ㅋ